트럼프 "북·미 회담 6월 12일 열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관계기사 4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졸업식 연설을 위해 해군사관학교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두 게임을 하고 있다"며 "현재 그들(북한)과 대화 중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원래 예정됐던 6월 12일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12일에도 가능하다. 그들도 그것을 원하고 우리도 그러고 싶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회담 취소 발표 하루 만에 이처럼 태도를 바꾼 것은 북한이 24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대화를 지속하기 원한다는 담화를 내놓으며 유화 제스처를 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전 트위터 게시글에서 이와 관련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라고 환영을 표했다. 백악관 관계자와 행정부 각료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취소된 북·미 정상회담의 재추진 문제와 관련해 정상회담이 6월 12일에 열려도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곧 고위급 실무 접촉 등이 예정대로 진행돼 정상회담 준비를 할 것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현재 약 30명의 백악관과 국무부 직원들이 북·미 정상회담 관련 세부내용 조율을 위한 '실행계획 회의'를 위해 27일 싱가포르로 떠날 준비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패트릭 클리프턴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이끄는 선발대가 28일 일본을 경유해 같은 날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정상회담 재추진과 관련해 "우리 외교관들이 그것(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회담과 관련해 아마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장관의 이 발언이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리는 것으로 번복될 가능성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하루 만에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오랜 기간 사업가로 단련된 대통령 '특유의 쇼맨십'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스스로를 '거래의 달인'으로 평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인 쇼맨십으로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는 '밀당'을 펼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AP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들은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 이뤄지기 전 한두 차례 취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며 백악관 팀이 예정대로 이번 주말 싱가포르를 방문해 회의 개최를 위한 물류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북한 측이 한동안 회담 준비를 위한 미국 측과의 연락을 차단했기 때문에 다시 준비를 재개하더라도 원래 예정된 내달 12일까지 모든 준비를 완료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박기수 기자 [email protected]